상대가 이혼을 거부할 때
“절대 못 해준다”는 말을 듣고 상담을 오시는 분이 많습니다. 이 말이 갖는 무게는 생각보다 작습니다. 우리 법은 합의가 되지 않아도 이혼할 수 있는 길을 따로 두고 있습니다.
거부한다고 못 하는 것은 아니다
협의이혼은 두 사람의 뜻이 맞아야 합니다. 그러나 뜻이 맞지 않으면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. 이때 필요한 것은 상대방의 동의가 아니라 민법 제840조가 정한 사유에 해당한다는 자료입니다.
바꿔 말하면 거부는 절차를 길게 만들 뿐 결론을 정하지 않습니다. 다만 그만큼 준비가 필요해지므로, 거부가 예상된다면 초기부터 자료를 모아 두는 편이 낫습니다.
왜 거부하는지를 먼저 본다
대응은 이유에 따라 갈립니다. 상담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도 이 부분입니다.
| 겉으로 하는 말 | 실제 이유인 경우가 많은 것 |
|---|---|
| “가정을 지키고 싶다” | 관계 회복에 대한 기대 / 체면 |
| “아이 때문에 안 된다” | 양육권을 잃을 것에 대한 두려움 |
| “재산은 못 준다” | 재산분할에 대한 거부감 |
| “내가 뭘 잘못했냐” | 책임을 인정하는 것에 대한 저항 |
| 말을 피함 | 시간을 끌어 상황을 유지하려는 의도 |
거부 이유별로 길이 다르다
- 조건이 문제인 경우 — 이혼 자체보다 재산·양육 조건에 대한 반발이라면 조정에서 풀릴 여지가 큽니다. 조건을 설계해 제시하는 편이 빠릅니다.
- 감정이 문제인 경우 — 시간이 필요한 사안입니다. 다만 그동안 관계가 악화되기만 한다면 별거를 포함한 정리가 필요합니다.
- 시간을 끄는 경우 — 기다릴수록 불리해지는 구조인지 확인해야 합니다. 재산이 움직이고 있다면 기다리는 것 자체가 손해입니다.
- 회복 의사가 진심인 경우 — 이혼사유의 존재를 다투게 되므로, 그동안의 경위를 정리한 자료가 필요합니다.
기다리는 동안 해 둘 것
상대방의 태도가 바뀌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준비의 시간이기도 합니다.
- 혼인부터 현재까지의 경위를 날짜와 함께 정리해 둡니다
- 재산의 윤곽을 파악해 둡니다 — 등기, 계좌, 대출, 보험
- 대화 기록을 보존합니다 — 기기 교체나 계정 정리로 사라지기 쉽습니다
- 아이가 있다면 양육 실태가 드러나는 기록을 남깁니다
- 병원·상담 기록이 있다면 확보해 둡니다
설득이 필요한 순간
소송으로 가면 양쪽 모두 시간과 비용을 씁니다. 그래서 실무에서는 소를 제기하기 전에 조건을 정리해 제안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합니다.
다만 이때 주의할 것이 있습니다.
- 주고받은 문서는 이후 절차에서 그대로 인용됩니다. 감정적인 문장은 남기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.
- 불리한 조건에 서명하지 않습니다. 한 번 남긴 각서는 되돌리기 어렵습니다.
- 협의가 되지 않을 때를 대비해 기한을 정해 두고 진행합니다.
상담에서 무엇을 준비하면 좋은지는 상담 안내, 별거를 고려한다면 별거를 시작하기 전에 정리해야 할 것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.
자주 묻는 질문
몇 번이나 이야기했는데 계속 거부합니다.
협의로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재판상 이혼을 청구하게 됩니다. 그동안 이혼 의사를 밝혀 온 기록이 남아 있으면 경위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.
이혼하자고 한 제가 불리한가요?
먼저 말을 꺼냈다는 사정만으로 불리해지지 않습니다. 판단의 기준은 누가 먼저 말했는지가 아니라 관계가 어떤 상태에 이르렀고 그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입니다.
소송하면 상대방이 더 강하게 나오지 않을까요?
그런 경우도 있지만, 절차가 시작되면 오히려 조정 단계에서 정리되는 사건도 많습니다. 어느 쪽이든 자료가 준비되어 있는 편이 협상에서도 유리합니다.